삶은 때론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 불과 1년 사이에 수많은 일들이 나를 스쳐지나갔다. 회사 생활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한번 힘내보기도 하고, 예상치못한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예상치못한 사람들과 멀어졌다. 모든 게 맘처럼 흘러갈 수는 없지만, 언제나 그렇듯 지금 내가 인식하고 있는 내 현실에서 무엇이 그나마 더 나은 선택일까 항상 고민하면서 올해도 한해를 살아가야겠지. 올해는 조금 더 땅에 발을 제대로 딛고 살아가야겠다. 방향뿐 아니라 조금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하루하루를 만들어보자.
1. 건강
작년 한 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간 일 중 가장 바람직한 일을 하나 꼽자면 러닝을 시작한 것이다. 나와 꽤나 잘 맞고, 오래오래 해나갈 수 있는 건강한 취미를 찾게된 것 같아 너무 좋다. 작년은 러닝에 입문해서 이런저런 첫 시도들을 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러닝에 더 심취해보고 싶다. 우선 국내의 여러 러닝 대회들을 최대한 많이 나가볼 생각이고, 올해의 최종 목표는 풀 마라톤 완주! 첫 도전이니만큼 기록에는 집착하지 않으려 하고, 빠르든 느리든 마라톤 완주에 성공해보고 싶다. 별개로 간간히 이어오고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 요가, 테니스 등등도 굳이 손놓진 말고 꾸준히 해 나가보자.
2. 일
작년 한 해, 커리어적으로는 모든 것이 맘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커리어의 방향은 틀어졌으며, 스스로 인정할 만한 업무적 성취를 이루지도 못했다. 연말에는 그나마 생각했던 탈출구조차 막혀버린 느낌이었고. 그래서인지 꽤나 힘든 연말을 보냈었지. 그렇지만 세상사 맘대로만 흘러갈 수 없으니 최선을 찾아야지. 결국 올한해는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당연히 고과도 받아야 할 터이고, 그와 별개로 스스로에게도 부끄럽지는 않은 1년을 보냈으면 한다. 일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할 때는 마치 그게 전부인양 온전하게 몰입해봐야지. 좋든 싫든 진급을 위해서 오픽 성적도 더 늦지 않게 준비해야할 때이다.
3. 관계 정립
조금 더 어른이 되어야지. 미래의 나에게 선택을 미루지는 말아야겠다. 결혼을 하게 될 지 말지, 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적어도 올해가 끝날 즈음엔 내가 원하는 것이 더 명확해져있고, 그에 맞는 관계도 정립되어 있었으면 한다. 힘든 과정이겠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일이니 하루 빨리 직면해야한다.
4. 시간 관념 개선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나쁜 습관들을 떨쳐내야할 필요가 있다. 당장 눈에 띈 것은 시간 관념. 어릴때부터 미리미리 움직이는 바지런한 아이는 아니었으니, 항상 조금씩 타이트하게 시간 계획을 잡는 습관을 고칠 필요가 있다. 시간이 정해진 약속에는 무조건 10분 먼저 도착하고, 정해진 시간이 없는 약속일지라도 스스로의 기준 -10분을 적용해보자. 조금은 더 믿음직한 미래의 나를 만들기 위해.
5. 가족
매번 계획에만 넣고 실행을 못하는 단골 투두리스트. 어떻게든 딱 두개만 하자. 부모님 건강검진 + 가족해외여행. 구구절절히 해낼 필요 없이 어떤 모습으로든 딱 저 두개만 해내자.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6. 재정 관리
경기침체가 오고나니, 이 기회를 제대로 잡을만한 현금이 부족하다는 게 꽤나 아쉽다. 소득 중 소비 비중을 줄이고 가용 할만한 자금을 마련해두는 게 중요한 순간이다. 앞으로 2-3년 내에 그나마 침체를 활용한 레버지리를 기대해볼 수 있을테니. 작년에도 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소득/지출 통장 분리를 올해는 꼭 해내어야지.
7. 책 읽기
책을 많이 읽겠다는 건 아닌데, 작년 트레바리 모임을 준비하며 꽤 많은 순간 책 읽기를 스킵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글들을 읽을 수는 있지만, 책이 가진 차분한 흐름과 그 안에서 나오는 깊고 다양한 생각들을 꾸준히 접하고 스스로를 다듬어가야한다. 그러니 적어도 트레바리 모임 책은 놓치지말고 읽기.
8. 나 자신 지키기(고정 목표)
타인에 생각에 이끌려 내 주관을 잃은 사람이 되지 말자. 나는 항상 업의 본질을 생각해야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지 고민해야하며, 옳다고 생각하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삶의 모든 것에 대해 항상 고민하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치열하고 냉철하게 주어진 일에 몰입하되, 일을 내 생의 전부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타인의 다름과 예의 넘음을 관용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한다. 되짚어보자.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하루하루 제대로 걸어가고 있는지. 그런 삶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지.
계속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그래야 그럴듯한 어른,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