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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suweet

끝의 끝

지끈거리는 머리는 나를 또다시 몇년 간의 시간속으로 되돌려둔다.

끝의 끝.
긴긴 여정이었던, 긴긴 행복이자 긴긴 고통이었던 그 미련은 이번 주말이면 드디어 끝을 본다.
이 와중에도 혹여 하는 가능성을 기대하는 내가 참, 비참할 뿐.

하루를 산다. 그리고 또 하루를 산다.
행복이라는 막연한 방향만을 가지는 삶.
그래서인지 그 행복이라는 막연한 방향은 요원하기만 하다.

미적지근한 관계 속에서 소개팅은 미적지근하게 끝날 듯 하고.
그 와중에, 인턴의 반환점을 지나 나름대로 인정도 받고 칭찬도 받았다.
덜커덕 수년간 삶의 터전이었던 교회를 떠날 엄두도 쉽게 나지않는다.
그 와중에, 덜커덕 어찌하려나 약속을 잡아버린 것두.

세상에 아무도 내 마음을 관통하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 애도, 누나도, 친구도, 가족도.

그냥, 붕 떠서 적당한 외관만을 가지고 둥글둥글 살아가는 삶.

이번주 토요일은 진짜 끝의 끝이 되기를.

결국은 2008년의 그 여느 한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항상 그랬듯, 나는 지독하게 혼자고, 이 곳 이 방에 누워있는 나는 남루하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어딘가에 가서, 조용히 맥주나 홀짝거리며 시시한 농담 주고 받으며
눈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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