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켠은 비어져있는 느낌이다.
여느 30대가 그렇듯 환경에 의해, 혹은 내 부주의로 인해 멀어지고 흘러가는 것들이 많아진다.
내 세상이 너무나도 좁았던 20살의 나부터, 한명한명 멀어지는게 너무 싫었던 25살의 나, 그리고 지금은 그걸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30살.
흘러가는 것은 무엇일까.
가끔씩 전혀 생각치못했던 예전 인연들이 떠오르곤 한다. 팀플하며 오갔던 사람들, 소개팅으로 만났던 사람들, 아무런 연이 없지만 짧게나마 감정을 나눴던 사람들. 한명한명에게 애틋함이 앞서지만, 결국은 모두를 다 담아갈 수는 없다는 걸 알기에 하루 하루 그들을 흘려보낸다.
한편으로는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법을 배운 것 같기도하다. 지금 내 옆에 앉은 이사람을 내일 볼 수 있을까 아무런 확신이 없지만, 그냥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있다는 그 의미만이라도 충분하다는 생각. 더 많은 욕심을 내지도 억지로 붙잡으려고도 하지 않는 생각.
한편으로는 유물론자가 되어가는 것 같다.
영원할 것, 오래남을 것에만 집착하게되는 건 아닌지.
건강한 몸을 가지기 위해 그래도 내 생애 가장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결국 나중에 남아있을 영어 실력, 돈 같은 것에만 집중하게 될까봐 걱정도 든다. 뭐 나쁜 건 아니겠지만. 우선 앞으로의 단기 목표는 건강하기, 영어 배우기, 넓은 시야를 갖기.
생각한 것보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 너무 이른 시기에 30대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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