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가장 큰 고민은 '왜 살아야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살아가야하는 이유들을 고민하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누군가는 꼭 이루고 싶은 무언가 때문에, 누군가는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 때문에, 또 누군가는 죽음이 막연하게 두려워서 살아감을 택하지만, 나는 내가 눈감는 그 순간까지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막연히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다 처음으로 삶의 목적을 찾으려 하는 때가 바로 흔한 사춘기, 성장기인 것 같다. 하지만 '뭔가를 하긴 해야하잖아'라는 한마디 대사처럼 우리 모두는 삶의 목적 위에서 부유할 뿐, 그 어느 목표에도 정박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학생 시절엔 대학에, 취준생 시절엔 눈앞의 밥벌이라는 목표로 고민을 보류하지만 결국은 돌고돌아 또 다시 그 고민을 마주한다.
직장인 3년차, 친구들과 종종 왜 사는지 모르겠다 하는 푸념을 늘어놓을 때가 있다. 여행도 더이상 예전처럼 설레지 않고, 새로운 만남도 배움도 다 거기서 거기인건 아닐까 하는 허무에 빠질 때가 있다. 몇몇의 죽음을 지켜보며, 임종의 순간을 보며 모든게 덧없구나 하는 상념에 빠질 때가 있다. 살아야 할 이유 대신 죽지 않아야 할 이유 때문에 살아간다면 너무 슬픈 삶은 아닐까.
오늘도 또 그렇게 상념에 빠졌다가, 또 언제는 씨익 웃기도하며 하루를 부유했다. 그렇게 굽이굽이 살아가다보면 그 고민을 더이상 할 필요가 없는 그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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